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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詩가 만난 사람들
[시가만난사람들] 박맹우 국회의원
기사입력: 2015/10/21 [11:16]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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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WNEWS

평생 공직, 3선 울산시장 12년 그리고 국회의원으로 정치의 길
  “주여 때가 왔습니다... 막바지의 열매들이 영글도록 명하시고
이틀만 더 남녘의 날들을 허락해 주십시오..” 인생의 길에서 결승까지 완주해야 하는 구도자의 마음으로...
 

▲  박맹우 국회의원   © UWNEWS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가을 날’을 애송시로 꼽는 박맹우 국회의원은 “의원님” 하고 부르기 전에 먼저 “시장님” 하고 부르게 되고 시장이란 호칭이 더 친숙하게 되어버린 분이다. 울산시장 3선, 12년 울산살림을 맡아 살아온 살림꾼이자 울산의 수장이었다. 
 
언제나 바쁘게 120만 시민들을 돌보느라 편안히 마주 앉아 차 한 잔 하지 못했던, 울산에서 가장 바쁜 인물들 중 첫 번째일 것 같다는 말에 그랬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미안했습니다”라는 말로 바빴던 당시를 변명한다. 행사장에서 만나거나 대중들 속에서 눈인사를 하던 그의 감성이나 정서는 어떠할까?

“주여 때가 왔습니다... 막바지의 열매들이 영글도록 명하시고
이틀만 더 남녘의 날들을 허락해 주십시오...“

“제가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이 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자연에 순응하는 자세를 닮고 싶기 때문입니다. 지난 여름은 위대할 만치 뜨거웠고 우리는 그 폭염과 시련을 다 견디어 냈고 이제 열매를 기다리는 순한 마음으로 자연에 순응하겠다는 자세. 그리고 들판위에도 바람을 놓고 막바지 열매들이 익을 수 있도록 햇볕과 바람을 기원하는 자세. 특히 인생의 가을 길에서 잠들지 못하고 글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라...그리고 인생의 뒤안길에서 걸어온 길을 헤맬 것이라는 예시.

참 좋아했던 시이고 여전히 좋아하는 시입니다.“ 

그리고 릴케의 ‘가을 날’을 열렬히 기도하는 구도자처럼 간절하게 낭독한다. 

최정상에 서 본 사람의 허탈감, 최선을 다 해 달려온 마라토너의 갈구함이 문득 느껴졌다. 그리고 앞으로 또 다시 달려가야 할 사람, 인생의 길에서 결승까지 완주해야 하는 구도자의 모습이 이러할까? 싶었다. 


  가을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긴 그림자를 드리우시고
들판 위엔 바람을 놓아 주십시오.

막바지의 열매들이 영글도록 명하시고
이틀만 더 남녘의 날들을 허락해 주십시오
영근 포도송이가 더 완숙하도록 이끄시어
마지막 단맛을 더하게 해 주십시오.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오래도록 홀로 남아서
잠들지 않고, 글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그리고 나뭇잎이 떨어져 뒹굴면
초조하게 가로수 길을 헤맬 것입니다.

 
그렇다! 그는 이제 돌아와 거울 앞에 선 사람처럼 앞으로만 달리던 걸음을 멈추고,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꽃을 내려올 때 보는 것처럼 그동안 못 보았던 것을 바라보는 여유와 내공이 생겼다. 정치력이다. 

시장 3선의 박맹우 국회의원, 시장 재직시, 생태환경분야에 전력해 태화강의 기적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오염의 강 태화강을 생명의 강으로 복원해 6급수에서 1급수로 바꾸어 오수우수 분리율 전국최고(96%), 9개 하수처리장 신설 및 고도화해 전국 12대 생태관광지역 선정됐으며, 산업경제 분야에서는 전대미문의 연 1천억 달러 수출과 1인당 GRDP 56,000달러, 13개 산업단지 확충, 국내외 554개사 20조원 투자유치 및 동북아 오일허브 착공 및 자유무역지역 조성 등 괄목할 만한 시 행정을 펼쳐왔다. 

국회의원으로서의 의정활동 1년여 동안에도 그동안의 노하우로, 장생포 마을생활여건 개조프로젝트 대상으로 선정되도록 해 2016년부터 100억 투입, 집수리 등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과 선암본동의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사업을 시행하도록 예산을 확보하는 등 낙후된 남구 을 발전에 큰 발걸음으로 뛰고 있다. 
이제 그는 ‘가을 날’에 기도하는 시인처럼 인생의 제2막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공무원으로 시작한 공직생활, “고향에서 원도 한도 없이 일했습니다. 이제 더 낮은 자세로 더 많은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는 민생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시의 행정이란 것이 전체를 놓고 펼쳐야 하니까 구석구석 다 살필 수가 없었습니다만 이제 울산광역시란 옷을 벗고 보니 좀 더 세세한 부분까지 다 보입디다. 정치와 행정이 따로 분리시킬 수 없듯이, 울산시가 행정을 잘 해나가도록 제 힘을 다 쏟을 각오로 일하겠습니다”
앞으로의 행보와 계획에 대해 가을날의 구도자처럼 진지하게 밝힌다. 

울산 출생으로 삼호초등학교와 제일중을 졸업하고 1981년 제25회 행정고등고시 합격으로 공직을 시작해 1995년 함안군수, 1998년 울산시 동구청 권한대행을 지내다 2002년 제3대 울산시장에 선출직으로 당선돼 2013년 퇴임까지 울산광역시장 3선을 역임한 행정가이다. 

2014년 7월 제19대 새누리당 남구을 국회의원으로 보궐선거에 당선돼 정치가의 길을 걷고 있다.
항상 상을 주는 입장에 서 있었지만 공직시절 1987년 노동부장관상, 홍조근정훈장 등 상훈과 2008년 21세기 경영리더대상 수상, 2009년 세계인명사전에 등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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